7개월 아기 변비 탈출

 

신생아 때부터 하루 딱 한번씩만 똥을 싸던 착한 아이였습니다. 폭풍 응가를 해서 이불을 빠는 등의 참사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죠. (여기서 '착하다'의 기준은 그저 '내가 편하다'일 뿐;;)

5개월이 지나서 이유식을 시작했습니다. 쌀죽, 사과즙, 삶은 고구마 으깬 것 등으로요. 잘 먹었고 배변에도 문제가 없었어요. 몇개월간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고, 현지 셋팅하고 적응하고 어쩌다보니 며칠간 이유식을 제대로 못해줬어요. 집정리도 안됐는데 만들어줄 여력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해서;; 거버나 하인즈 같은 데서 나온 시판 이유식을 이것저것 사서 먹이고 있습니다.

완모 아기인지라 철분 부족에 대한 압박이 제 맘에 있었어요. 모유 먹는 아기들은 6개월 되면 철분이 부족해서 꼭 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시판 이유식 중에서 철분이 들어간 게 뭐 있나 찾아보다가, 거버에서 나온 오트밀 시리얼에 철분이 들어있는데, 엄마들이 그걸 많이 먹인다고 하더군요. '거버 철분 이유식' 이라고 부른다는데요. 모유나 분유, 이유식에 4~5티스푼씩 섞어 먹이면 된다고 나와 있고요.

이 녀석이지요.

이유식에 섞고, 플레인 요거트에도 섞어서 2~3일쯤 먹였습니다. 넙죽 넙죽 잘 받아먹어서 됐구나 싶었죠. 그런데 어라? 어느 날 밤 생각해보니 너 오늘 똥 안 쌌고 어제도 안 쌌네? 다음날 저녁이 되도록 안 싸네?

유제품이 변비에 별로 좋지 않다기에 오트밀 시리얼과 요거트는 그만 먹이고 물 자주 먹이기, 아기 주스 먹이기, 배 맛사지 등을 해주었습니다. 거버에서 나온 푸룬 이유식도 먹여 보구요.카시트에 앉혀서 드라이브를 하면 꼭 푸짐하게 똥을 싸곤 했기에.. 드라이브도 몇 차례 나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안 되더군요. 아이는 똥 싸려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힘 주다가 안 되니까 짜증을 내고요. 컨디션도 안 좋은 듯한 표정.

5일째가 되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군요. 아기는 관장하면 안 좋다고 해서, 마지막 수단을 썼습니다. 육아책에서 읽은 대로, 아기용 면봉에 오일을 듬뿍 묻혀서 1/3 정도가 똥꼬 안에 들어가도록 넣어주고 살살살 돌려주는 겁니다. 기저귀를 열어놓고 이 방법으로 두 번 했습니다. 면봉 머리만 들어가서는 별 소용이 없더군요. 그래서 2cm 이상 들어가도록 살살 밀어넣고 돌려줬지요. 그리고는 배꼽 주위를 열심히 마사지해 주었습니다.

당장은 소식이 없었습니다. 낮잠 자고 일어나 기저귀를 열어보니, 쇠똥구리가 빚어놓은 듯한 똥 경단이 (더러워서 죄송;;) 똥꼬에 끼어있더군요. 아까 자기 전에 힘을 줄 때 반만 나왔나봐요.똥을 보고 몹시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면봉에 다시 오일을 묻혀 와서는 똥 경단을 꺼내 주었는데, 하나가 나오자 지도 힘을 주면서 거북이 알 낳는 것 마냥 똥 구슬들을 내어놓더군요. ;; 힘이 들었는지 막 울면서 ㅠㅠ질퍽한 물똥만 싸던 녀석이 어른 변비인 같은 변을 내놓으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꼬 ㅠㅠ

출구 곁에 모여있던 알(?)들을 내어놓고는 아이는 안정되었고. 그날 오후 카시트에 태워 드라이브를 하고 돌아와서 보니 개똥만한 굵기의 단단한 변을 생산하여 놓으셨더군요. 우리 부부는 역시나 몹시 반가워하며 뒷처리.

이후 한 나절마다 알밤(;;) 하나씩을 기저귀에 내어놓고 계십니다. 그동안 네 뱃속이 온통 똥덩어리였던 게구나 ㅠ  

거사(..)를 치른 후 숨을 고르고 있는 아들..  

왜 변비가 왔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유식 들어서면 변비 오기 쉽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만 했는데 말이지요.

생각해보니, 철분제 먹으면 변비 오잖아요. 임신했을 때도 그랬지 말입니다. 함량 높은 철분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철분이 따로 첨가된 시리얼을 갑자기 하루 두번씩 먹여서 그랬을 수도 있겠어요. 역시 고기를 사다가 이유식을 만들어줘야 하는건가 ㅠㅠ 엄마가 귀찮아해서 미안.. ㅠ  

시리얼은 차차 다시 먹여 보려구요. 섬유질이 많은 이유식을 신경써서 만들어서 먹이면서 같이 섞어 먹이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저녁엔 마트 가서 살코기 소고기 사다가 핏물 빠지게 찬물에 담가놓고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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